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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영화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가 16일 창원국제민주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는 영국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와 조선시대 허균의 '홍길동전'을 결합한 독창적 스토리의 작품이다.
감독은 박진호 고려대학교 연구교수와 소휘수 AIMZ미디어 대표가 맡았다. 박진호 교수는 이번 영화 시나리오의 원안까지 직접 작성했다. 김주현, 홍현, 조은솔 고려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재학생들이 시나리오 작성에 기여했다.
이 영화의 특징으로 충실한 내러티브를 꼽았다. 기존 생성 AI 영화와는 달리, 스토리 전개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 AI 영화는 ‘한정적 장르’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기존 영화제 등에 출품된 AI 영화의 경우 90% 이상이 호러, SF, 디스토피아 등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유독 잘 표현하는 장르가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기존 AI 생성 영화는 한정적인 러닝타임과 내러티브 요소의 부족 등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잘 다뤄지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었다”라며 “AI 영화의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수개월 간 이번 영화를 제작, 성공적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는 역사판타지 장르다. ‘2023 창원국제민주영화제’에서 선보인 심은록 감독의 ‘AI수로부인’과 같다. 이 분야는 생성 AI 영화에서는 매우 드물다.
영화에 대해서는 "재미 있는 시나리오적 상상을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이상사회 ‘율도국’의 평등 사회와 걸리버가 경험한 다양한 세계를 융합,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추구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걸리버가 율도국에 이르러 그곳만의 문화와 가치를 배워 나가는 성장 서사인 동시에 홍길동의 신념을 실현, 입증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특히 “AI 영화가 정말 ‘영화다운’ 틀을 갖추려면 AI를 진정한 도구처럼 사용해야 한다”라며 “모든 걸 다 ‘뚝딱’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닌 만큼, 시간과 공을 들여 완성해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는 실사만큼이나 공이 많이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걸리버-율도국 세계관을 만드는 데에만 이윤진 고려대학교 글로벌학부 영미학전공 교수와 2번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기획과 시나리오 작성에만 7개월여의 시간이 들어갔으며, 실제 장면 제작에는 7일 정도를 소요했다.
이어 소휘수 AIMZ미디어 대표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총 10여개가 넘는 생성 AI 프로그램을 활용, 각각의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결과물은 16분의 러닝타임으로 AI 영화로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는 창원국제영화제 개막 첫날인 16일, ‘AI영화+애니메이션데이’를 테마로 상영한다. 또 제1회 대한민국AI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 ‘마테오’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박진호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는 2년 내 영화의 후속으로 실제 책도 출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말미에는 걸리버가 작성한 ‘율도국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이를 실물 책으로 출판해 ‘영화의 원작소설’로 선보인다는 취지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