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보도기사
경남도민일보 2019년 07월 19일 이서후 기자(who@idomin.com)
창동예술촌 전시 봇물…전통·인생·추억 물씬
아트센터 선면예술 초대전
부채에 그려낸 회화 매력
창동24갤러리 '길''한판전'
30살 작가들 삶의 고민 담겨
리좀레지던스 실험적 작품
아기자기한 공예품도 눈길
이번 주말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으로 전시 나들이 어떠신가요. 창동예술촌에는 크고 작은 갤러리가 15개 정도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기획 전시가 열리는 정식 갤러리도 있고, 젊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대안 갤러리도 있고, 입주 작가가 작업실을 겸하며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 창동예술촌에서 이뤄지는 전시만 보러 다녀도 한나절은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전시는 모두 무료입니다.
◇전통예술의 독특한 매력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2층 전시실에서는 16일부터 선면예술 초대전 성하풍류(盛夏風流)가 열리고 있습니다.
선면(扇面)이란 한자 그대로 부채의 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게 선면예술입니다. 보통 합죽선이라고 하죠. 여러 부챗살에 한지를 붙여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부채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부채에 선추(扇錘)라는 장식을 매달아야 완성되는 전통 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 제목 그대로 성하, 즉 한여름과 잘 어울리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김구, 김태홍, 김상문, 문운식, 김병규, 곽정우, 오창성, 윤복희, 최지영, 박영애, 김옥자, 박금숙, 박정식, 구경숙 등 작가 14명이 참여했습니다. 동양화가만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서양화가도 있습니다. 하긴, 부채가 캔버스를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그래도 전통에 가깝다고 한다면 김구 작가나 박금숙 작가의 작품일 텐데요. 여백이 많지만 결과적으로 가득 차 보이는 동양화 특유의 멋들어짐이 있습니다.
예컨대 김구 작가의 희종천강이란 작품은 느닷없이 기쁜 일이 생긴다는
다양한 이력, 진지한 작업 태도에서 비롯한 작품들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예컨대 영화를 전공하고 뒤늦게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한 신선우 작가는 그만의 시선으로 도심 풍경을 잡아내 그림을 그렸는데, 풍경에 보색 대비를 입혀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지만, 저것이 저렇게 있었구나, 새삼 느끼게 하는 작업입니다.
신호철 작가의 '장손' 시리즈도 눈길을 오래 잡아 둡니다. 버려진 서화 작품을 구해 금이 가거나 망가진 부분을 네온사인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관습과 권위의 틀을 벗어나려는 어떤 의지가 드러나는 작품들이라고 하겠네요.
문의 070-8802-6438.
◇다양한 공예 작품 구경
창동예술촌에서 운영하는 리아갤러리와 부림창작공예촌 내 부림윈도우갤러리에서는 다양한 공예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리아갤러리에서는 도예 작품을 하는 강정화 작가의 개인전 '#나르시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강 작가는 부림창작공예촌에 작업실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자기로 구성한 다양한 거울을 볼 수 있는데요. 단순한 거울이라기보다는 장식성도 있고, 운치도 있는 훌륭한 작품들입니다.
나르시스라는 제목도 거울에서 비롯된 것 같네요. 부림윈도우갤러리는 조금 찾기가 어려운데요. 부림창작공예촌이 부림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해 만든 거죠? 그 안에 돌아다니다 보면 진열장 안에 관광기념품들을 전시한 것처럼 보이는 곳이 있을 겁니다. 그곳이 윈도우갤러리입니다. 이곳에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밌는 공예품이 많습니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서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