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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분이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개인적 고민을 영화적으로 확장하게 됐죠."
박홍민(사진) 영화감독은 영화제 폐막 날인 지난 7일 오후 4시 10분에 마련된 영화 <그대 너머에> GV 행사에 참석해 작품 제작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박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장편영화 <그대 너머에>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치매환자 인숙과 그의 딸 지연, 인숙의 첫사랑이자 중년 영화감독 경호 세 사람 이야기다.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인숙, 다른 이들 기억 속에서 헤매는 지연, 과거 기억에 내던져진 경호가 '기억'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줄거리를 풀어간다.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상영됐고, 극장에서는 두 달 전인 9월 개봉했다.
박 감독은 "자세한 상황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주변 사람들과 함께 뇌출혈로 쓰러진 지인을 1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 돌봐준 적이 있었다"면서 "그 과정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을 영화적으로 확장한 게 이번 작품"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만들 때 사적 고민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대단한 능력이나 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을 아우르는 그런 영화를 찍고 싶어서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대 너머에>에서는 개미가 자주 등장한다. 박 감독은 3개월간 먹이를 주며 개미 수십 마리를 직접 키웠고, 그렇게 키운 개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개미를 영화에 끼워 넣은 이유를 '의미 해석 확장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확장된 의미 해석'을 원했다. 영화가 정해진 3명의 인물로 정리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사유로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장치 중 하나로 개미를 넣었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느낀 점이 많다며, 차기작에서는 생애 열망과 활력이 넘치는 인물을 그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아직 아이디어가 덜 구체적이어서 얘기하긴 어렵지만, 다음에는 내가 겪지 않았던 인물을 그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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