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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리좀 기획전시 : 유벅(YU BUCK) '부재ABSENCE'관리자작성일 22-06-27 17:14







2022 리좀 기획전시
유벅 YU BUCK
'부재 ABSENCE'


전시명ㅣ 2022 리좀 기획전시 : 유벅 YU BUCK '부재 ABSECE'
전시기간ㅣ2022.07.02(토) ~ 07.21(목)
전시장소ㅣ갤러리리좀
작가ㅣ유벅(YU BUCK)
주최·주관 ㅣ ACC프로젝트, 에스빠스리좀협동조합





 

기획의도
3년 간의 지난한 코로나 팬데믹 동안 사람들의 생활방식은 상당히 바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모일 수 없었고, 모니터와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며 일상을 지탱해야 했던 유례없는 시절이었다. 이제 그 동안 쌓였던 먼지와 거미줄을 걷어내고, 사람과 사람이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이 다시 제자리를 잡도록 준비해야 한다. 예전으로 완전히 돌아가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올 들어 처음으로 진행되는 리좀 기획전시를 유벅 초대전 “부재”로 시작하고자 한다.
유벅 작가는 인간들이 욕망을 채우다 결국 팬데믹을 맞을 것임을 예견했던 작가처럼 보인다. 그는 축약된 형식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팽팽하게 묘사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날아다니는 곤충을 위험에 빠뜨려 박제하는 방식이 그러하고, 상품 포장지를 활용한 자연묘사는 그들끼리 서로 모순되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이 인간 군상들이 자초한 결과임과 동시에 버림 없이 미적 건설을 이룰 수 있다는 작가의 대비적 관점을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유벅 작가의 개인전 “부재”는 7월 2일부터 21일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소재하는 씨네아트리좀 3층 갤러리리좀에서 개최되며, 최근작 총 13여 점이 전시된다.
유벅 작가의 다른 전시를 전남도립미술관 그룹전 “애도: 상실의 끝에서”(6월 30일~ 9월 13일)에서도 곧 만날 수 있다.



주요 작품


에비앙, 90x120cm, C-print, 2010



꽃, 95x125cm, C-pirnt, 2018



Wall, 130x110cm, Mixed media on panel, 2021



얼굴, 82x65cm, Cardboard on panel, 2022




우물펌프, 120x90cm, 아크릴, 벌레, 유인액, 2021



숲, Video, 2022-2003




 

작가노트
상품박스를 이용한 이중적 이미지
상품박스를 이용한 작업은 자본사회의 대량 생산에 의 소비의 추구를 통하여 자본의 보이지 않는 권력을 통한 쾌락과 또한 외면적으로 보이는 긍정의 논리에 대해 나는 상품박스의 재료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얘기한다.
먼저 방법론에서는 재료의 박스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2가지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평평한 면과 안에 포물선과 같은 형태로 다른 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재료의 형태를 통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연관되어 있는 여러 가지 방법(조각도를 이용한 파기, 뜯기, 올리기, 사진과의 매치 등)으로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런 방법은 관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의 형태가 다르게 보이게 할 수가 있어 다양한 시각을 보여줄 수 있다.
자본사회의 상품은 우리의 물질 욕구를 충족시키지만 그 반대로 다른 것들이 상실되어 가고 있다. 물질의 추구로 인한 인간성이 상실된 사회는 계속 나로 하여금 자연 외관의 배후에 담겨있는 기본적 질서와 구조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으로서 동양과 서양의 매치, 인간과 자연의 합일에 대한 기원으로 작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계속 정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유 벅(YU BUCK)
추계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과 졸업
2000 올해 20인의 전시작가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 한국미술 소개작가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요 개인전
2022 갤러리 내일 초대전(서울)
2021 도화헌 미술관 레지던시 프로젝트전(고흥)
2020 삼탄 아트 마인 설치 프로젝트(정선)
       공공 조형물 “연탄”설치 프로젝트(고한)
2019 중랑천 영상 프로젝트(의정부 능골교)
2012 일현 미술관(양양)
2010 서산 문화센터(서산)
2007 성곡 미술관(서울)
2001 한원미술관(서울)
2000 토탈 미술관(서울)
1998 스페이스 이씨 레 물리노(프랑스)
1996 반 호에크 갤러리(파리)
1995 벵센느 숲 프로젝트(벵센느,프랑스)
        파스칼 갤러리(파리)
1994 런기스 고기공장 영상 프로젝트(프랑스)

주요 그룹전
2021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및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특별전(광주)
        “메타꽃밭-세네갈과 이웃나라‘ 협력전(창원 성산아트홀)
2021 ART ON PAPER NY 아트 페어(뉴욕)
2019 청주 공예 비엔날레 기업 미디어 지원(청주)
2018 PAF 파리(바스티유, 파리)
       자하문 문화예술축제(서울)
       장흥 물축제 설치 프로젝트(장흥)
2017 아트 프로젝트(울산)
       빛과 파라다이스전 프로젝트(양평 미술관)
2015 강정 대구 현대 미술제(대구)
       김환기 국제 미술제(신안, 목포)
2014 프랑스 포리 국제 야외 설치 초대전(생 저멘 엉 레, 프랑스)
2012 금강 자연 미술 비엔날레 큐브전(공주)
2010 3.15 아트센터 개관전(마산)
2009 유럽 국제 미디어 아트전(브뤽셀)
2008 아트 인 슈퍼스타전(서울)
1996 유럽 청년작가 종이작업전(파리 폴 리카르공간)
1990 파리 한국 청년작가전(뉴욕, 서울)


 

비평글

벌레 그림에 나타난 존재의 부조리
김 영호 (미술평론가)

예술표현의 미디어로 사용된벌레들
유성일의 작업은 벌레의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벌레 사냥꾼이다.
유쾌하지 않은 수확물은 엄밀히 말해 이미지 생산을 위한 미디어로 작품에 쓰여진다.
사진이나 벽면 등에 유인액을 바르고 야간에 빛을 비추거나, 라이트 박스에 불을 켜면 주변의 날벌레들이 모여들어 부착되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빛을 덫으로 이용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유성일의 작품은 생명윤리와 기호화된 죽음 등의 문제의식을 파생시킨다.
타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폭력적이다. 
이러한 벌레의 죽음에 대한 일상적 경험은 벌레를 해충으로 분류한 인간들의 사회적 규정에 의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다, 그러나 이 미물들은 오묘한 순환의 서클을 지닌 대 자연 속에서 생명현상의 근간을 이루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유성일의 벌레 그림은 짐승의 사체를 이용한 데미안 허스트의 경우와도 다른 미학적 논쟁의 가능성을 제공 하고 있다.

빛과 시간을 이용한 이중적 이미지들
유성일이 벌레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그 과정은 빛과 시간을 조형원리로 삼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그는 자연광과 인공조명을 동시에 사용하여 이미지의 변화를 유도하는 작업을 시도 해왔다. 최근 작업을 쉽게 설명하자면 어둠을 향해 열린 창문에 망사 천을 드리우고 그 위에 영상 프로젝터를 비추면 영상 이미지가 생기는데 시간이 흐르고 날이 밝아오면 점차 영상 이미지는 사라지고 그 대신에 자연 풍경이 망사천 너머로 보이게 된다. 그의 작업은 이렇듯 빛과 시간의 흐름에 의해 이미지가 서서히 뒤 바뀌는 현상에 특별한 관심을 두어 온 것이다. 
따라서 유성일의 작품은 주로 퍼포먼스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그 프로세스를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으로 담아 전시한다. 빛과 시간을 이용한 영상 이미지 작업은 때로 긴 시간이 요구되기도 한다. 여름의 울창한 숲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가을에 낙엽진 숲으로 변화한 뒤 다시 찾아와 동일한 지점에서 촬영하여 변화 된 이미지를 담아낸 것이다. 이렇듯 유성일의 작업은 이중적 이미지를 통해 동일한 장소의 변질과 변화를 주목하는 것이다. 자연을 변화시키는 시간의 유한성에 대한 관심은 결국 사멸하는 존재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는데 이 대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벌레 그림이다.

인간과 세계의 불합리한 관계를 드러내다
유성일의 작업은생명의 사멸을 담보로 진행된다. 작가가 쳐 놓은 죽음의 덫에 걸려들어 쌓인 벌레의 사체가 그의 작업을 완성하는 온전한 미디어다. 벌레의 군집은 두꺼비나 낙엽 등의 이미지를 이루거나 이정표나 표지판을 이루기도 한다. 때로는 인쇄된 사진 이미지 표면에 부착된 벌레들은 인쇄물의 망점이나 컴퓨터의 비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유성일의 작업은 미디어 매체로 전환된 벌레미학을 보여준다. 십자가형을 둘러싼 폭력과 잔혹성이 인간의 윤리의식을 지배하는 신학적 틀의 원리가 된 것처럼 미물들에게 가해진 죽음도 예술의 불가사의한 힘에 새로운 의미로 탄생되길 작가는 바라는 것일까, 유성일의 부조리한 죽음의 작업은 우리들에게 실존적 사색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유벅(유성일)의 역설적 자연 만들기
김찬동(전 수원시립미술관장)

유벅은 투명한 유리나 캔버스에 곤충들을 유혹하는 물질들을 특정한 형상으로 바른 뒤, 주간엔 냄새로 야간엔 빛으로 곤충을 유인하여 긴 시간 동안 각양각색의 날벌레들을 모은다. 오랜 시간 집충의 과정을 담아내는 과정예술이기도 하고, 자연을 대상으로 한 자연예술이기도 하다.
그가 추구하는 곤충 작업은 생명의 빛(태양)을 통해 푸르게 존재하는 공간 속에서 인공의 빛(전구)을 이용하여 자연 속의 생명들을 유인해 사멸시키는 구조를 만들면서, 자연과 인공에 대한 인간의 이중적 사고와 그 사고 속에 내재된 부조리와 모순을 드러내고자 한다. 과거 동양에서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고 자연과의 공존을 당연시 했다. 반면, 서구적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지만, 최근 들어 생태와 자연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자연을 가꾸고 보존하려는 사고가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자연은 순수한 자연이라기보다는 다듬어지고 제도화된 자연이다. 관념화된 자연으로 인간에 의해 재단되고 의미화 된 자연이라 할 수 있다. 분류체계에 따라 생물들을 재단하고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이해와 관리의 영역을 넘어서며, 근자의 코비드나 대규모 자연재해에서 보듯 자연은 인간의 합리적 사유 체계를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는 수목(樹木)적 사유에 익숙해 있지만 사실 생태는 리좀((Rhizome)적이며, 복잡한 네트워크이고 거대한 디스토피아처럼 보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곤충들의 이미지는 아름다움 보다는 그로테스크하거나 무의식적 상징성을 가지는데, 유벅이 곤충으로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조형적으로 거칠고 그의 화면은 곤충들의 주검들로 더욱 처참하기까지 하다. 자연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을 훼손하거나 건강한 자연의 생명을 파멸시키는 과정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곤충은 의인화된 존재들로 하루살이처럼 짧은 생이지만 부나비처럼 돈과 권력, 명예 등 눈앞의 욕구와 말초적 감각을 쫓다 파국을 맞는 인간의 군상들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때, 그의 작업은 역설적이게도 냉혹하며 거친 자연 그 자체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정복하고, 관리하며, 가꾸겠노라는 인간의 억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곤충들이 만들어낸 형상들 중에는 종교적 형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고, 명상적 포즈를 취한 자신의 누드를 집충의 플랫폼으로 삼기도 하는데, 자연의 죽음이 모든 피조물들이 구원을 얻을 때까지 탄식하며 기다리는 그 때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가 만들고자 하는 자연은 조화와 질서의 자연이라기보다는 충돌과 모순으로 가득 찬 날 것으로, 황무한 본래의(rewilding) 자연인지도 모른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그의 작업은 관념과 합리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역설적 자연 만들기’이며 ‘본래적 자연 만들기’를 꿈꾸는 하나의 제안이며 모색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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