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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범 개인전
'기억을 매개하는 감각물'
작가 : 김정범
기간 : 2016년 03월 19일 ~ 04월 14일
오프닝 : 2016년 03월 19일(토) 16:00
장소 : 갤러리리좀 3층
주최 : ACC프로젝트
주관 : 에스빠스리좀
김정범
1985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도예전공) 졸업 1988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공예디자인과(도예전공) 졸업 1990∼1993년 파리국립미술학교 (Ecole National Superieur des Beux-Arts de Paris) 수학 [개인전] 1987년 후화랑 서울 1994년 가다르테화랑 피렌체.이탈리아 1995년 쿠키화랑 초대전. 파리.프랑스 토아트 스페이스.기획전. 서울 1998년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2001년 2001 구산미술프로젝트. 경기 2004년 갤러리 TOPO HAUS. 서울 HB갤러리. 대전 2008년 서울화랑미술제, 벡스코, 부산 2009년 CERAMIC LOOK, 통인화랑, 서울 CLAY WORKS , 가진화랑, 서울 2012년 완료되는 타원 완성되어지는 원, 가진화랑, 서울 2013년 沙 褋 匙 ,가진화랑, 서울 부산국제아트페어, 벡스코, 부산 2015년 CLAY WORKS"시간여행의 기억".통인화랑, 서울 [2인전] 1995년 김정범.성미경전. 나오하임시립미술관. 독일 2004년 흙... 감성으로서의 이분법. 가진화랑. 서울 2015년 김정범, 김선수. 기억을 메게하는 감각물, 가진화랑. 서울 [현재] 한국미술협회회원, 고양시조각협회회원, 시차전회원 소나무(재불)작가협회 회장 [수상] 1993년 그랑프리국제미술전.니스.(칸느시,수상) 1993년 국제꽁꾸르1993, 앙크르,프랑스 [작품소장] 아치브레이재단(미국), 섬머힐갤러리(미국), 하나은행연수원(경기) 가진화랑(서울), 클레이아크미술관(김해. 한국), 서라벌C & C (경주), 부산시립미술관(부산), (주)태진ENG, 통인갤러리(서울) 비평글 김정범은 사각형의 납작한 도판위에 그릇(사발, 다완)의 형태를 암시적으로 남기다가 돌연 짙고 선명한청색의 물감을 거침없이 쓸고 나간 붓의 자취, 질료의 얼룩을 보여준다. 붓질의 드라마틱한 흔적이 그림의 내용이 되고 있다. 붓질이 특정 형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체로 생생한 표정과 질료성, 몸짓 등을 각인시킨다. 청색의 물감과 붓이 만난 사건, 행위가 그대로 그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안료의 유동성을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장면이 되었다. 따라서 이 도판화는 그림이기 이전에 작가의 행위, 이른바 퍼포밍 하는 순간을 기록하고 있는 화면이 된다. 전통적으로 도예가 흙을 빚어 불에 의해 고형의 것으로 형성하는 지난한 과정이라면 이 작업은 도판을이미지를 올려놓는 화면으로 적극 다루면서도 그 자체로 충분한 화면, 작업의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납작한 평면에 청색 물감을 풀어 놓고 붓질로 흔적을 남기는 과정은 흡사 청화백자의 표면을 연상시키는화려한 청색과 거침없는 붓질은 분청의 귀얄문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입체로서의 그릇 표면을 떠나 평면에 그려지는데 따른 극적인 해방감을 가시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도판 자체는 실용적 차원인 접시로서도 기능할 수 있고 이른바 도화, 도조벽화로도 가능하다. ‘순수’와 ‘실용’의 해묵은 경계를 지우면서 나아간다. […..] 김정범은 흙을 빚어 만든 도자기, 그릇에 대한 노동의 제작 순간(기억)을 개념화 한다. 둘 다 모종의 기억, 경험에 대한 인식을 근거로 해서 매체에 대한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로인해 기존의 회화, 도예(도조)와는 다소 상이한 낯선 감각을 야기해준다. 전시란 작품을 통해 관람자의 지식과 시각을 자극해 참여를 이끄는 행위다. 그것은 기존의 관습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는 일이자 새로운 감각을 발생시키는 일이며 또한 전시 공간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장소를 상상하고 생산해내는 일이다.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익숙한 그러나 생경한 청화' 김정범의 청화는 한국 현대도예가 이제껏 전통의 새로운 계승이나 재해석의 일환으로 해석해온 이미지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비싼 재료를 아끼기 위해 과감한 생략과 효과적인 상징을 고안하고 백색의 여백에서 단순함과 간결함을 도출하고자 했던 옛 도자의 조형정신을 복구하는 대신, 그는 옛 재료와 방식으로 그리되 오늘날 도자기 담아내야 할 사회일반의 요구와 담론을 가장 익숙한 그러나 가장 생경한 푸른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전시장에는 도판, 그리고 절규하는 손과 장화, 잠수 마스크, 기계 형상이 혼재된 모뉴먼트가 자리한다. 자유분방한 청색 붓질은 평면과 입체를 가릴 것 없이 백토 또는 화장토를 분장된 하얀 화면을 종횡으로 휘지揮之한다. 붓은 예술사 마디마다 푸른색으로 그려진 유명한 명화들, 수많은 공예품의 피부를 덮었을 반복적 패턴들을 재현한다. 그 중에는 그간 작가가 인간, 생과 죽음, 희생과 희망에 관해 지속적으로 사유하고 탐구해왔던 아이의 두상이나 해골, 반핵, 심장 등 익숙한 기호들도 등장한다. 사각의 프레임 속에 거주하는 작품 단편들의 조합은 거대하고 단일한 형상을 만드는 대신 개별 단위들의 집적을 통해 통합적 구조를 완성해온 그의 오랜 조형방법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각의 유니트들은 문뜩문뜩 떠오르고 유류하는 불완전한 인간의 기억에서 태생하고 선택된 것임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듯 순서와 맥락도 없이 나열된다. 단편들은 개개의 요소들을 서사와 이미지의 연속성 속에서 균형있는 조화를 도출하려는 총체적 구성에 종속되지 않는다. 나아가 작가는 심미적 기능적 필요에 의해 옛 도자의 어깨, 기저부, 전 등 기器의 주변부에 자리했던 공예 의장적 무늬들을 화면의 중앙으로 옮기고 확대하고 해체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해체는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가장 정성스런 붓질로 실천된다. 작가는 세필이 만든 겹침과 머묾, 번짐을 확대해 퍼지고 흐르고 메우는 코발트의 다채로운 색채와 효과, 깊이, 변화를 끊임없이 증식시키고 채집한다. 이 선후와 맥락 없는 푸른 평면의 알레고리들을 절규하는 손, 기계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잠수부 마스크, 장화로 결합된 모뉴먼트 구성의 표피에도 동일하게 전개된다. 이처럼 김정범의 화면은 표면적으로 도자예술의 재료와 회화적 수법이 도출가능한 모든 물성을 동원해 완성하는 추상적 화면으로 해석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을 평면 위에 푸른색 환영이나 망각을 재현하는 회화로 혹은 평면 위에 시각적인 무엇인가를 남기거나 물감과 붓질을 통해 표면의 질을 만드는 단순한 물성탐구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의 선택과 방법에는 전통재료와 수법, 이미지를 차용함으로써 역으로 전통이 간과했던 미시적이고 부차적인 영역과 의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 가능성을 새롭게 발췌하는 최근 현대도예의 강한 의지와 방법이 강하게 읽힌다. 단순히 옛 것에 대한 감성주의적 경외나 감각에 의지하여 단지 전통의 재료와 수법, 형식만을 가져오는 기표적 예술은 너무나 위태롭다. 끊임없이 도자의 근본과 방법을 의문하고 그로인해 새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 여기에 우리 사회가 해결하고 공유해야할 의미를 소신 있게 발언하는 푸른 그림여야만 의미롭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범이 그려낸 청화는 오늘날 현대도예가 재현해야할 담론, 이미지를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질문하는 매우 도전적인 이미지다. -홍지수 미술학 박사, 홍익대학교 학술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