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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아트리좀비단> 박병찬님의 영화리뷰입니다.
'씨네아트리좀비단'이란 씨네아트리좀 영화 리뷰단 입니다.
씨네아트리좀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분들께서 제공해주신 소중한 리뷰이며
앞으로 업로드 될 리뷰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트립 투 그리스
줄거리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이번엔 그리스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따라가는 그리스 대리만족 미식 여행기
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와 롭은 ‘옵저버’ 매거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타카까지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입으로 하는 여행 <트립 투 그리스>
지금 이 시국에서 어디로 가지 못한다. 그래서 많이들 ‘이 시국이 끝나면… 어디로 가야지’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 또한, 미국으로 또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입장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짜잔! 이 영화를 소개하겠다. 바로, <트립 투 그리스>이다.
이 영화는 <트립 투 잉글랜드>, <트립 투 이탈리아>, <트립 투 스페인>으로 시리즈 영화이다. 그런 만큼 변함없이 주연으로 나오는 배우 ‘롭 브라이든’, ‘스티브 쿠건’ 그리고 변함없는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의 영화이다. 이 영화는 굉장히 독특하다. 그냥 정말 보면 약간의 연출이 첨가한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스’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봐도 무방한 영화인데… 보면 ‘그리스’ 배경이 1티스푼, ‘그리스 음식’ 2티스푼, ‘밑도 끝도 없는 재미없는 대화’ 99스푼이다. 정말 보면 공감이 가야 할 부분도 많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 ‘스티브 쿠건’, ‘롭 브라이든’ 의 정말 엄청나고 대단한 찐팬이 아닌 이상 그 영화는 그냥 볼 가치가 없다.
코미디 영화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갈만한 포인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 근데 이 영화는 그쪽 나라나 코미디지 한국에선 전혀 코미디가 없는 그냥 우정여행이야기다. 말 많고, 굉장히 104분 동안 대사가 98%를 점령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에서 피가 날 지경.
왼쪽부터) 마이클 윈터바텀 , 스티븐 쿠건, 롭 브라이든
이 영화를 자세히 알아보겠다. 먼저 감독으로 ‘마이클 윈터바텀’은 이전에 굉장히 많은 영화들을 만들었다. 그중에서 <나인 송즈>, <그리드>, <에브리 데이>, <킬러 인사이드 미>, <360>, <제노바>, <관타나모로 가는 길>, <코드 46>, <인 디스 월드>, <쥬드>... 등 굉장히 많고, 상을 받은 작품이 많다. 굉장히 여러 가지의 장르를 도전한 감독이다.
그리고 주인공 ‘스티브 쿠건’은 <프로페서 앤 매드맨>, <더 디너>, <미스터 앤 미스터 대디>, <마이펫의 이중생활>, <미니언즈>,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커피와 담배>...등 연기 경력이 많다. 하기야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영국 아카데미’상을 말하는 게 아닐까…
‘롭 브라이든’은 <신데렐라>, <얼리맨>, <헌츠맨: 윈터스 워>, <스위밍 위드 맨>...등 여러 영화가 있다.
배경을 봐요! 근데, 보지 마세요!
정말 어이가 없는 문구다. 배경을 보라는데, 보지 말라는 이 말은 정말 어디서 나온 걸까? 그런데 이 영화가 딱 그렇다. 배경은 포커스로 다 날리고 이상한 대화를 나는 배우들을 초점 두고 있다. 그래도 배경이 나올 때가 있다. 대화하는 도중에 잠시 끊고 요리를 하는 요리사들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다른 상대로 대화를 돌릴 때나, 배경 이야기를 할 때면 그렇게 배경 쪽으로 보이게 한다. 뭐 그거 말곤 없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목소리는 거의 다 후시녹음을 한 듯하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어디 다른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약간 뭐랄까… 그다지 친하지 않은 친구 두 명과 함께 그리스로 여행 갔는데 다른 배경을 보려고 하면 자꾸 이상한 말로 떠들어서 신경 쓰이게 만드는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도 드론 캠, 롱 풀샷으로 나오는 장면들은 하나같이 작품 같고, 이쁘다.
우리는 연기를 하는게 아니야!
정말 보면 연기를 하는 거 같지 않다. 진짜 이 두 배우의 여행을 보는 기분이랄까… 좋게 말하면 연기를 굉장히 잘하는 건데, 나쁘게 말하면 연기하는 노력 없이 대충 자기 일상 브이로그를 보여주는 거 같았다. 물론, 영화 속에서는 다 스토리가 있는 거니 스토리를 위해서 연출이 들어간 부분에선 또 다르게 감정을 잡곤 했지만, 그렇게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들의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연기는 없었다.
다른 배우들을 흉내 내는 성대모사할 때마다 정말 “그 입을 다물라" 라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였으며, 저렇게 사람들 많은 데에서 이상한 목소리로 대화하는데 사람들이 신경도 안 쓴다고?
메시지도 감동도 없는 일탈
그리스로 가서 여러 가지의 역사 이야기를 한다. 근데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는 없다. 이들은 각자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그리스로 여행 와서 여러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각자의 삶에 다시 들어가게 되는 그 과정까지 6일간 그리스에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이혼을 하고, 떨어져 살면서 조용하게 보내고 있는 아빠들의 일탈을 보여주는 거 같고, 여러 가지의 촬영과 영화 준비로 많이 피곤해서 배우들의 일탈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빛 좋은 개살구
누가 보면 정말 호화스럽고, 조용하고, 재밌고, 잔잔하고, 풍경과 음식과 캐릭터의 매력에 퐁당 빠질 거 같은 그런 영화지만, 호화로움 하나만 있고 나머지는 다 개나 줘버린 그런 영화다. 조용하지도 않고, 시끄럽고, 재미없고, 혼란스럽고, 잔잔해지려고 하면 또 솰라솰라… 블라블라… 풍경은 조금 무조건 매력 없는 캐릭터의 시끄러운 입만 산 영화다. 나는 이런 영화를 남에게 추천해 주고 싶지 않다. 진짜 스티브와 롭의 찐 편이 아닌 이상 이 영화를 보면 이해도 안 되고, 풍경도 눈에 안 들어오고 귀만 아플 그리스 휴양기이다. 그래도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나올 때마다 배가 꼬르륵거리기도 했다.
- 씨네아트리좀비단 박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