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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 데이 인 뉴욕> 20대 배우들의 풋풋함과 80대 노감독의 치부가 교차하여 달콤씁쓸한 영화관리자작성일 20-05-10 00:00



<레이니 데이 인 뉴욕>
20대 배우들의 풋풋함과 80대 노감독의 치부가 교차하여 달콤씁쓸한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2018)> 줄거리
상상해 봐요
막 떨어지기 시작한 빗방울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재즈를 사랑하는 ‘개츠비’(티모시 샬라메)
영화에 푹 빠진 ‘애슐리’(엘르 패닝)
낭만을 꿈꾸는 ‘챈’(셀레나 고메즈)
매력적인 세 남녀가 선사하는 낭만적인 하루!
운명 같은 만남을 기대하며
봄비 내리는 뉴욕에서
로맨틱한 하루를 함께 하실래요?

 







미국 작가주의 감독의 아이콘,
우디 알렌의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영화.


자신의 트라우마를 벗어나 고향에 정착하게 되는 신화의 원형을 가져온 스토리라인.
이 이야기의 로그라인(세 줄 요약)은
"슈퍼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는 개츠비가,
우연의 연속 끝에 엄마와 독대하였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드디어 그 그늘,
즉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 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너무나 매력적인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와의 연애담은 어쩌면 이야기의 양념일 것이다.
핵심은 맨하탄을 도피하듯 떠난 개츠비가 이제 맨하탄에 다시 머무를 수 있게 변화했다는 것.
​이 영화의 최대매력은 바로 배우들이다.
티모시 살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의 말그대로 상큼하고 풋풋한 매력은
영화 시작지점에서 분명 관객을 사로잡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가 중반을 지나면서 다소 어디서 본 것만 같고, 그로 인해 지루함 마저 느낄 수가 있다.
​그건 배우을 탓이 아니라 바로 감독의 스타일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우디알렌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등에서
멋진 도시들의 풍경을 관객에게 체험하게 해주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였다.
특히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전 세계에서 2억불 이상 흥행한 영화인데,
이중의 타임슬립 구조를 이용해서 인생의 무상함과 아이러니를 깨닫게 해주는 수작이다.
그러나 이번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도시란 공간을 답습하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그저 티모시 살라메에게 전적으로 기댄 영화가 아닌가 싶다.


티모시 살라메의 매력 한 큰술!!!엘르와 셀레나의 매력도 한 큰술!!!
그가 우리에게 혜성같이 등장한 건 바로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는 한 소년의 희망과 좌절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특히 마지막에 모닥불을 쬐며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 그는 말 그대로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였다.
올해 25살인 그는 작년에 부산영화제에도 참석해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최대매력은 지난 리뷰에서 언급했던 장국영이란 배우와 비슷하다고 본다.
특히 왠지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외소함에 그 특유의 슬픈 눈이 그렇다.
콜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망설임과 용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매력을 느낀다.
현재 헐리우드에서도 가장 촉망받는 남자배우인 그는 2018년 아카데미에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였는데,
하필이면 경쟁상대가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게리 올드만이었다.
아쉽지만 미래가 있으니까 다시 기대해보면 좋겠다.
​더불어 엘르 패닝에 대해 가볍게 언급하자면 엘르 패닝은 언니가 다코다 패닝이다.
<아이엠샘>, <우주전쟁>으로 이미 10대초반 시절 헐리우드에 영원히 기록된 여배우가 언니인 것이다.
엄청난 비교와 비하 속에서도 엘르 패닝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만들어갔다.
<트럼보>, <어바웃 레이> 등 상업영화, 예술영화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어떻게든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노력을 인정해주고 싶다.


이 영화의 유일한 안티... 바로 우디 알렌.
우디 알렌.
70년대 <애니홀>, <한나와 자매들>, <맨하탄> 등 아카데미를 휩쓸고 지금도 걸작에 뽑히는 명감독이었다.
미국감독 중 '마틴 스콜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 와 같이 작가주의 감독의 반열에 있던 큰 별이다.
특히 나와 같은 영화학도에게 그의 영화는 너무나 훌륭한 지침이 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미국에서 개봉하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실상 어렵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를 둘러싼 성추문 때문이다.
원래 이 영화는 아마존스튜디오에서 투자를 해서 제작했는데, 성추문으로 결국 배급을 포기했다.
난 그를 보면서 새옹지마, 인생무상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그리고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는 걸 깨닫는다.
​한 가지 개인적인 의문은 미국인들, 서양인들의 이중성이다.
우디 알렌이나 로만 폴란스키의 죄악은 이미 너무나 오래된 것들이다.
근데 지금까지는 신화로 추앙하다가 이제 와서야 그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비난한다.
나는 그 감독들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변함없는 범죄사실에 대한 이중 잣대를 비판하고 싶다.
과연 미국인들은 당시 그들의 잘못을 몰랐던 것인가? 묵인했던 것인가?
​지금의 잘못은, 그때도 잘못이었다.





달콤씁쓸한 <레이니 데이 이 뉴욕>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은
'씨네아트 리좀'에서 그 뜨거운 만남을 가져보길 바란다.
- 씨네아트리좀 프로그래머 박성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