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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 사회 세네갈 단면관리자작성일 21-11-17 12:01


2021.11.12  최석환 기자  경남도민일보
출처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77657


창원국제민주영화제 폐막 - 폐막작 〈나피의 아버지〉
남성 중심 사회 세네갈 단면

이슬람 문화권 근친혼 허용
자식 결혼 문제 형제 간 갈등
억압 극복해가는 개인 주목


독립영화상영관 씨네아트 리좀에서 열린 제3회 창원국제민주영화제(CIDFF·Changwon International Democracy Film Festival)가 7일 오후 폐막작 상영을 끝으로 9일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영화제 기간 29개국에서 출품된 영화 52편이 상영됐다.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세네갈 영화 <나피의 아버지>, <아틀란틱> 두 편을 비롯해 페루 영화 <우추라하이의 기억>, 페루계 프랑스인 산티 제가라 감독이 한국에서 만든 영화 <3세대> 등 극장가에서 보기 드문 작품들이 관객과 만났다.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 씨네아트 리좀에서 상영된 세네갈 영화 <나피의 아버지>는 세네갈 북부 작은 마을에 사는 성직자 티에르노와 그의 형 우스만이 자녀 결혼 문제로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빚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슬람 문화권은 근친혼이 허용된다. 사촌에게서 청혼이 들어오면 여성은 이를 받아들여 혼인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런 방식으로 부부의 연을 맺는 게 관례다. 주변에서도 이를 당연한 일로 여겨 혼인을 반긴다. 사촌 사이 적당한 짝이 없으면 가급적 가까운 친척 중에서 선택한다. 다른 부족이거나 외국인과 하는 결혼은 순리에 어긋나는 일로 치부된다.

영화 속에서도 같은 관례가 적용된다. 양 가족이 둘러앉은 장면에서 우스만은 자기 아들과 티에르노 딸 나피와의 결혼 승낙을 받아내려고 티에르노 가족을 찾아간다. 이 자리에서 "결혼 승낙을 받고 싶어서 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나피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환하게 웃으며 청혼을 수락한다.

▲ 폐막작 <나피의 아버지> 한 장면. /갈무리
▲ 폐막작 <나피의 아버지> 한 장면. /갈무리

 

시종일관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자리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티에르노 표정이 좋지 않은 건 평소 우스만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다. 티에르노의 탐탁지 않은 표정은 추후 갈등을 암시한다. 아니나 다를까 우스만과 티에르노 관계는 금세 파국으로 치닫는다. 딸의 수락에도 결혼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티에르노에 분노한 우스만은 티에르노가 자유롭게 외출할 수 없도록 통제하며 괴롭힌다. 느닷없이 집에 들이닥쳐 집안 물건을 부수고 팽개치는 등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영화는 아프리카 남성 중심 사회를 배경으로 세대 간 갈등, 여성차별, 종교적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다룬다.

하효선 씨네아트 리좀 대표는 "억압받는 체계 속에서도 개인은 각자 생활 방식에 따라 살아간다"며 "민주주의는 개인이 어떻게 억압을 극복해가는지가 중요하고, 그런 여러 개체가 모이면 사회가 민주적으로 갈 수 있게 되는데, 영화 속 나피가 아버지와 유연하게 대화하는 모습 등이 그런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폐막작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중요성에 주목할 수 있는 내면적인 영화가 민주영화제에 더 맞을 수 있다고 봤다"면서 "이러한 영화들을 소개, 상영함으로써 사회가 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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