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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왕가위 영화 보며 이 봄 취생몽사관리자작성일 21-04-09 12:38


2021.04.08    김민지 기자    경남도민일보
출처 :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58086


잊었던 왕가위 영화 보며 이 봄 취생몽사
씨네아트 리좀 왕가위 특별전
오늘부터 화양연화 등 11편
몽환·감각·허무·고독 가득

 

섬세한 연출과 아름다운 영상미로 1990년대 홍콩 영화계를 대표해온 왕가위(63) 감독의 영화가 창원 씨네아트 리좀에서 재상영된다. 최근 그의 대표작들이 잇따라 극장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선보이는 가운데 씨네아트 리좀은 8일부터 11일까지 '왕가위 특별전'을 연다.

◇다시 왕가위다 = 왕가위 감독은 중국 상하이 출신으로 5살 때 홍콩으로 이주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광이던 그는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사진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관심은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상미학의 대가답게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영상, 허무와 고독을 뿜어낸다.

1988년 <열혈남아>로 데뷔한 이후 여러 상을 거머쥐었다. <중경삼림>(1994년)으로 제14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고 <해피투게더>(1997년)로 제50회 프랑스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왕가위 감독 하면 선글라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사진을 보면 늘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저에게는 일종의 암실 같은 거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처신을 잘합니다. 저는 그런 사람이 못 돼요.(중략)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처리해야 할 게 너무 많아요. 그럴 때 적절하게 대응할 시간을 1, 2초라도 벌어줄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습니다."(책 <왕가위: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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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11편 상영 = 씨네아트 리좀 관계자는 "그가 묘사한 불안과 절망은 지금 팬데믹 위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극적인 동질감을 안겨준다"며 "우리는 팬데믹이 주는 방황과 방랑을 끝내려는 의식(儀式)으로 왕가위 특별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별전 기간 총 1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부에노스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화양연화>, <2046>, <에로스: 왕가위 감독 특별판>, <동사서독 리덕스>, <일대종사> 등이다.

중국 땅이지만 영국령이던 홍콩은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두고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비정전>과 <중경삼림>에는 당시 홍콩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불안감이 담겼다. <아비정전>의 고독한 아비(장국영)는 강인한 척하면서도 여리고, 사랑을 드러내지 못한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왕가위 바람을 일으킨 <중경삼림>은 실연의 상처를 입은 경찰, 마약밀매상, 단골집 점원 등의 사랑을 그린다.

<해피투게더>는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개봉 불가 판정을 받았고 1년이 지난 뒤 관련 장면을 삭제해 개봉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뜻하는 <화양연화>는 같은 날 다세대주택으로 이사 와 나란히 이웃이 된 첸 부인(장만옥)과 차우(양조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영화다.

관객들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GV)도 열린다. 8일 진영민 씨네아트 리좀 프로그래머가 '왕가위 길라잡이', 10일 전병원 동의대 영화트랜스미디어 연구교수가 '왕가위 영화 미학'을 진행한다. 또 같은 건물 3층 갤러리리좀에서 오는 30일까지 영화 포스터, 왕가위 연대기, 왕가위의 페르소나(장국영 등 8명) 등 특별전시가 열린다.

모든 좌석은 8000원이며 경로·학생·복지·군인은 1000원 할인된다. 자세한 내용은 씨네아트 리좀 누리집(espacerhizome.com)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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