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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관계맺음에 대한 서서히 끓어오르는 나카시마 테츠야의 오컬트관리자작성일 20-04-16 00:00



<온다>
관계맺음에 대한 서서히 끓어오르는 나카시마 테츠야의 오컬트 



<온다 (2018)> 줄거리
절대 이름을 말하지도 불리지도 마라!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인 한 남자가 자신을 부르는 미스터리한 ‘그것’의 전화를 받는다
초현실적이고 의문스러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결국 그의 아내와 딸도 표적이 된다
보이지 않지만 도망칠 수도 없는 공포 속, ‘그것’이 부른 그들의 비밀도 서서히 드러나는데...
준비됐습니까? 맞이합시다!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고백>의 나카시마 테츠야의 최근작


인간의 위선이 때로는 그 무엇보다 두렵다.

 
영화는 크게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마다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달라 파트가 끝날 때마다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영화의 초반을 이끌어나가는 히데키의 파트인데,
그는 블로그로 자신의 가정의 소소한 행복을 나누며 주변의 인기를 한 몸으로 받고 있다.
​하지만 그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조작된 것이다.
그는 어린 딸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달래기보다 자신의 블로그를 확인하고, 사람들의 반응에 열광한다.
그런 모습에 항의하는 아내에게 히데키는 아내의 출신성분을 조롱하며 깊은 상처를 준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SNS를 하는 요즘의 우리를 쉽게 돌아보게 된다.
과연 우리에게 그와 같은 숨겨진 폭력성이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하지만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일본의 대표감독 중 하나인 나카시마 테츠야

 
원래 CF감독출신인 나카시마 테츠야가 우리에게 이름을 알린 첫 영화는 바로 <불량공주 모모코>였다.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인 이 영화로 자신의 연출력을 선보인 그는 이어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란
영화로 믿고 보는 감독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인생의 굴곡이 많은 한 여성을 통해서 소외된 인간에 대해 주목하고자 하는
그의 섬세한 터치가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거기다 2010년 자신의 아들을 죽게 만든 학생을 잡으려고 하는 한 여선생의 이야기인
<고백>을 통해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이번 <온다> 역시 원작을 바탕으로 영화 곳곳에 자신의 인장을 새겨놓았다.
이 영화의 톤은 <불량공주 모모코>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보다는 <고백>에 더 가깝다고 볼수 있다.
그 점을 고려하며 영화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관계맺음, 생명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

 
세 파트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는데 실패한 사람들이다.
다들 그렇게 된 데에는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는데 히데키는 어린 시절 사라진 친구,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카나는 어린 시절 자신을 방치하고 학대한 엄마,
마지막을 이끌어나가는 노자키는 임신한 자신의 아이를 낙태한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그 트라우마는 극 중 현재에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이는 그들이 극 중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라는 점을 부각한다.
오늘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와 같이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관계맺기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만큼 진심과 책임감을 필요로 하는지 말이다.







일본판 오컬트에 마음이 동하는 관객들은
'씨네아트 리좀'에서 새로운 만남을 가져보길 바란다.
​ - 씨네아트리좀 프로그래머 박성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