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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워터스> 수십년 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골리앗과 맞서싸우는 우리의 헐크관리자작성일 20-04-13 00:00



<다크 워터스>
수십년 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골리앗과 맞서싸우는 우리의 헐크


<다크 워터스 (2019)> 줄거리
인류의 99%는 이미 중독되었다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의 충격 고발 실화
젖소 190마리의 떼죽음, 메스꺼움과 고열에 시달리는 사람들 , 기형아들의 출생
그리고, 한 마을에 퍼지기 시작한 중증 질병들... 
대기업의 변호를 담당하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 ‘롭 빌럿’(마크 러팔로)은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PFOA) 유출 사실을 폭로한다. 
그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독성 물질이 프라이팬부터 콘택트렌즈, 아기 매트까지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아내 ‘사라’(앤 해서웨이)와 가족들,
모든 것을 건 용기 있는 싸움을 시작한다.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재진행형 실화가 공개된다

 







 

우리의 헐크, 마크 러팔로가 거대 기업의 은폐에 맞서 수십년을 맞서 싸우는 진중한 영화

쌓여가는 자막의 묵직한 힘
이 영화는 미국의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기업, 듀폰과 한 로펌의 변호사의 법정공방을 다룬 이야기다.
영화가 시작되면 '1997년' 이란 자막이 뜬다.
이때만 해도 '미국이란 먼 나라에서 과거에 벌어진 사건을 소재로 했겠군'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그러나 그 자막이 2000년대를 넘어 2015년, 2016년, 2017년까지 오게 되는 걸 보면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뉴스 클립이 나오는 걸 보면서,
‘아 이게 단지 과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에게까지 이어지는 엄청난 사건임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듀폰이 만든 합성화학물질이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프라이팬에 그 물질을 발라 전세계에 판매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을 다룬다.
더구나 그 피해자의 범위에 한국인들도 포함된다는 걸 아는 순간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헐크를 넘어서 시대의 양심의 대변하는 마크 러팔로
우리에게 마크 러팔로는 마블코믹스의 헐크로 인식되는 스타다.
하지만 그는 2000년대 <조디악>, <이터널 선샤인>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인 연기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헐크의 유명세를 통해 영화를 선택하고, 기획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그는 헐크를 연기하는 틈틈이
<폭스 캐쳐>, <스포트라이트>와 같은 명작이 만들어질 수 있게 뒷받침했다.
이번 <다크 워터스> 역시 본인이 직접 기획, 제작을 주도하였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환경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이기도 한 마크 러팔로는 이 영화의 충격적인 소재에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자신이 함께 했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을 그대로 합류시켜 또 하나의 훌륭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렸다.



사회적인 이슈에 주목하는 감독 토드 헤인즈
우리에게 토드 헤인즈가 처음 알려진 건 <벨벳 골드마인>이란 영화를 통해서다.
유명 록스타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야기를 통해서 연출력을 증명한
그는 주로 2010년대 주옥같은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그중 둘만 꼽으라면 <캐롤>과 <원더스트럭>이다.
두 여성의 가슴 아픈 사랑을 다룬 <캐롤>은 많이 알려진 만큼 나는 <원더스트럭>을 추천하고 싶다.
20세기 초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흑백의 아름다운 영상미에 청각장애로 인한 무성영화적 설정,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우리를 매혹시킬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을 우리의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전 세계의 사람들을 중독시킨 듀폰의 사건을 영화로 보면서 뇌리를 스치는 우리 영화가 한편 있다.
바로 국내 굴지의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이 원인모를 병에 걸려 숨지는 사건을 다룬 <또 하나의 가족>이다.
<다크 워터스>의 주인공은 변호사라 스스로 지킬 힘이라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가족>의 주인공은 그저 힘없는 택시운전사에 불과하다.
그런 가운데도 끝까지 싸우는 주인공을 통해 깊은 울림을 얻을 수 있다.

 

 

진실을 파헤지는 이야기에 빠지고 싶은 씨네필들은
'씨네아트 리좀'에서 진지한 만남을 가져보길 바란다.
-씨네아트리좀 프로그래머 박성국